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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잊었던 우주에 대한 꿈을 다시 되살려준 칼 세이건의 코스모스
    소소한 삶의 즐거움들/간접 체험(책들) 2010. 8. 19. 12: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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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옆에 환하게 웃고 계신 분이 칼 세이건이다. 예전에 학교 도서관에서 스티븐 호킹에 대한 책을 찾다가 옆에 두꺼운 양장본으로 코스모스라는 책을 발견하고, '흠...나중에 기회가 되면 읽어봐야겠군. 들고 다니면 좀 있어보이겠는데..'라는 아주 쓸모있는 생각과 쓸모없는 생각을 반반 나눠서 했다.
     그러다가 서점에서 보급판 비슷하게 나왔다하기에 아무래도 저 두꺼운 책을 도서관 반납일에 맞춰 읽을 자신이 없어 그냥 이것저것 할인 붙여 만원이 조금 안되는 돈으로 구입했다. 지금와서 후회하는 거지만 이 돈마저 아깝다 여겼던 내 자신이 참...그렇다. 
     이 글을 쓰고 있는 지금 안타깝게 책이 옆에 없어서 자세한 내용과 혹 틀린 내용을 쓸 수도 있겠지만 초등학교 때 쓰던 감상 5줄에 책 내용 그대로 쓴 95줄의 독후감이 아니니 그냥 패스~^^;;
     천주교라는 종교를 믿고 있지만, 사실 열심히 다니지도, 그렇게 의지하지도 않는다. 그래서 창조론, 진화론 그런거에 그렇게 신경쓰지 않았다. 그 두가지를 모른다고 세상을 살아가는데 있어 전혀 불편함이 없다. 지금까지 짧은 삶을 살았지만(이 책을 보면 내 인생은 더 짧게 느껴진다. 그건 나중에 얘기하고) 창조론이 맞냐 진화론이 맞는지 얘기해 본적이 없는 듯하다. 앞으로도 몇번 없을 듯 하다. 그래도 교회를 다니시는 분들이라면 조금 거부감이 들지도 모른다. 많은 과학적 내용이 있지만 진화론에 철저히 그 바탕을 둔 내용이 많다. 그것만 거부감 없이 받아 들일 수 있다면 충분히 매력적인 책이다.

    어릴 적 아빠가 사준 천체 망원경으로 달의 표면을 구경하곤 했었다. 그리고 미래에 대한 상상화에는 항상 우주를 여행하는 내 모습을 상상하고, 영화에서 봐온 외계인들과 만나 같이 우주 이곳 저곳을 여행하는 그림을 그리곤 했다. 그렇게 한, 두 살 나이를 먹으면서 그랬던 내 모습을 잊고 지냈다. 가끔 밤에 운동을 하다가 하늘에 떠 있는 별, 달을 보며 인생 한탄 한 게 내가 지구 밖을 향해 했던 행동의 전부였다. 이 책을 보면 우주의 탄생부터 생명의 탄생, 그 생명의 지구 생존기, 그리고 지금 지구의 역사로 봤을 때 엄청나게 짧은 시간을 보내고 있는 우리의 역사 그리고 지구 밖 우리가 그리고 과거의 우리 조상들이 꿈꾸고 숭배했던 우주에 대한 도전들이 나와있다. 내용은 지극히 과학적 접근을 바탕으로 하고, 과학과 수학을 최고라고 말한다. 나 또한 컴퓨터를 공부하고 있지만, 가끔 우리가 거의 관심 없는 기초 과학, 수학이 우리 삶에 정말 중요하다고 생각만했다(내가 화학을 싫어하고, 물리를 싫어하고, 컴퓨터 과를 고른 것만 봐도 난 기초과학을 기피하고 있는지 모른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과학이라는 것은 새로운 것을 발견하기보다는 지구가 태어나고, 인류의 역사가 시작되고 현재에 이를 때까지 항상 우리 옆에 있던 어떤 현상에 대한 사실을 이론으로 사람들이 이해하기 어렵게 이상한 기호를 써서 정의하는 거라 생각했다. 지금도 그 생각에는 변함이 없다. 그래도 이 책을 읽고 나서 기초 과학이 왜 중요한지 설명해 줄 수 있을 것 같다. 그렇다고 지금까지 걸어오고 선택한 길을 바꾸고 싶지는 않다. 난 지금 내 일에 충분히 만족하고 있다. 다른 여러 가지 방법으로 기초 과학 혹은 우주 과학에 지원을 할 수 있다면 도와주겠다는 결심은 했다. 그리고 내 능력으로 그것들의 발전에 조금의 보탬이 될 수 있다면 한 순간의 망설임 없이 도와줄 수 있을 것 같은 기분이다.

    이 책을 읽고 나서 내 자신이 너무나 작게만 느껴졌다. 그리고 지구라는 행성에서 과연 내 존재감은 어느 정도일까? 그리고 이 넓은 우주에서 내 존재감은? 아마 거의 제로가 아닐까? 그리고 내가 앞으로 건강하게 살고, 의술이 발달하여 오래 산다 해도 100살까지? 90살까지 산다 해도 지구의 나이에 비하면, 그리고 우주의 나이에 비하면, 만약 지구가, 우주가 이런 우리의 모습을 볼 수 있다면, 어떤 기분으로 우리를 봐줄까? 생각보다 좋게 보지는 못할 것 같다. 그리고 몇 백 년, 몇 천 년 뒤의 우리 후손들이 내가 살 던 시대의 사람들을 봤을 때 어떤 모습으로 기억해줄까? 그런 궁금증이 생겼다. 그렇다고 해서 역사의 한 획을 긋거나 역사 한편에 기리 남을 이름을 남기고 싶은 건 아니다. 워낙 욕심이 없는 성격에 그냥 내 자신의 즐거움에 충실한 사람이라 하지만 나중에 내 후손들에게 나쁜 사람으로 남고 싶지 않다는 생각을 정말 심각하게 생각하게 됐다. 그리고 다행인건 우리 은하계가 멸망하려면 아직 수많은 시간이 흘러야 된다고 한다. 단지 지금 지구의 한정된 자원을 마구마구 쓰고, 무분별한 무기 계발과 생산이 우리 인류의 종말을 앞당기고 있다고 한다. 정말 중요한 내용을 안 쓰고 지나갔다. 지구는 지금도 끝없이 자신의 생명을 유지하며 활발하게 자신의 삶을 살아가고 있다. 그리고 지구가 속한 태양계의 우리가 잘 아는 행성들도 자신의 자리에서 끝없이 움직이며 언젠간 올지 모를 우리들을 반길 준비를 하고 있다. 물론 우주도, 이 책의 제목인 코스모스도 그렇다. 잘 못 받아 들이면 내 자신이 너무 초라해져서 비관적이 될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책을 다 읽고 나면 왠지 후련해지고 밤하늘을 한번 쳐다보게 된다. 그리고 정말 어릴 적 상상화로 남았던 것들이 현실로 이뤄질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한다. 그래서 난 정말 우주 여행을 꿈꾼다. 달에서 내 블로그에 글을 남기는 그날까지 기다려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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