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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하루키 일상의 여백 - 마라톤, 고양이 그리고 여행과 책 읽기(무라카미 하루키)
    소소한 삶의 즐거움들/간접 체험(책들) 2010. 8. 28.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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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요즘 거의 책 중독이다. 손에 책을 들고 있지 않으면 불안하고, 가방에 볼 책이 없다면 왠지 허전하다. 나도 내가 이렇게 될지는 몰랐다. 부디 이런 책들이 내 본업(?)을 역전해버리면 안될 터인데, 과하면 독이 된다니(사실 그렇게 책에 묻혀 사는건 아니다. 그냥 불안만하다.)
     결국 이런 불안함에 서점을 찾아갔다. 당연히 우선 할인행사 코너에 눈길이 갔다. 원래 소설같은건 그냥 빌려보는 걸 선호한다. 집에 놓아둘 곳도 없고, 이미 내 책상은 보지도 않는 앞으로 볼지 기약없이 놓여진 책의 탑들로 포화상태다. 하지만 어쩌겠나 학교는 안다니고, 동네 도서관을 가자니 귀찮고...그래서 차선책으로 할인 코너다. 하지만 진열대에는 하루키 아저씨의 수필집, 소설 뭐 아무튼 내 눈은 이미 장난감 고르는 아이의 눈이 되버렸다. 같이 간 친구만 없었다면 아마 거기서 뭘 살지 한시간도 아니면 그 이상 고민했을 것이다.(순간 다 사버릴까?라는 생각도 잠시 했지만 청년 백수에게 그건 좀 무리다.) 머리 속으로 알고리즘을 짰다 최선책을 찾을 알고리즘(난 공대생!!) 그래서 고민고민해 고른 책이 이 책과, "신의 아이들은 모두 춤을 춘다" 이 책이다. 이 책은 잠시 미뤄두기로 했다. 너무 내가 좋아하는 것만 보면 재미보다는 단순히 다독에만 신경을 쓰게 되는 것 같다.
     진짜 안타까운 건 저 책 표지의 하루키 아저씨와 같이 찍은 고양이의 사진이 잘 안보인다는 것이다. 하루키 아저씨를 잘 아는 사람이라면 그 분의 일방적인 고양이 애정은 남다르다. 다정하게 고양이를 껴안은 사진은 아니지만 저 적당한 거리가 더 잘 어울린다. 그건 이 책을 혹은 하루키 아저씨의 수필을 읽어 본 사람들이라면 잘 알것이다.(나만 그럴 수도 있지만, 어쨌든 소설만 보고는 못느낄지도 모른다. 꼭 에세이다!!)
     나도 가끔(?) 일기를 쓰고, 책을 본 다음에 이렇게는 아니지만 짧게 느낀 점을 쓰고, 뭐 가끔은 쓸 때없는 생각을 글로 저장해 놓는다. 혹 누가 알겠는가 나중에 내가 죽고 내가 쓴 글을 보며 나를 기억해줄 누군가가 있을지라며, 어쨌든 내 일기는 거의 특급 비밀이다. 아마 몰래 본 사람도 있겠지만 모른 척하고 싶다. 하루키 아저씨의 에세이도 일기를 보는 느낌이다. 그만큼 솔직한 심정과 생각들을 볼 수 있다. 그래서 마치 초등학교 선생님의 그 진심어린(?) 학생들의 일기를 보는 느낌을 느낄 수 있다고 해야 하나?(지금 생각해보면 뭐 대단한 일기는 아니었지만 왜 내 일기를 검사 받아야 했던건지 의문이다.) 아니면 몰래 남의 다이어리를 읽는 그런 스릴과 재미? 그런게 있다. 그리고 책을 읽다보면 박장대소는 아니지만 입가에 잔잔한(?) 미소를 머금게 된다. 아마 바보 같아 보일지도 모르겠다. 어쩌겠나 재미있는 걸. 그리고 정말 일상의 소소한 행복을 즐기는 모습을 보면 부럽기도 하다고하면 참 그렇다. 사실 아직 나는 내가 하고 싶은대로 살고 있는지라. 이 부분에 대해서는 딱히 할 말이 없다. 그냥 '나도 이러고 있는데!!'라며 속으로 뿌듯해 하는 정도? 그쯤이 맞는거 같다. 취업을 하거나 어떤 일에 얽매이면 그때는 한없이 부러워해봐야지.
     아직 누군가 공개적으로 내 글을 본적은 없지만 최대한 책의 내용은 빼고 싶다. 그냥 내 느낌만 전달하는 정도면 충분하다. 프로그래밍을 공부할 때도 직접해봐야 제 맛이고(내 문제는 이걸 안한다는 거다), 아무튼 뭐든 직접보고, 듣고, 느껴야 진정한 맛을 느낄 수 있다. 그러니 직접 사서 보세요. 싸답니다. 만원도 안해요. 아니면 가까운 동네 도서관을 찾아가보세요. 굳이 이 책이 아니더라도 하루키 아저씨 이름 검색해서 나오는 다른 에세이도 모두 재미있을 겁니다. 장담하죠.
     에세이를 보는 새로운 재미는 글을 읽는 중간중간 나도 글을 쓰고 싶다는 욕구가 생긴다. 정말 쓰고 싶어진다. 펜을 들고서든 아니면 이렇게 컴퓨터로 글을 쓰든 그냥 쓰고 싶어진다. 그래서 이렇게 글을 쓰는게 어찌보면 욕구 해결일 수도 있겠다. 다행이 이 책을 읽는 중간에 외국으로 여행 중인 친구에게 편지 쓸 일이 있어서 그 욕구를 해결했다. 당연히 하루키 아저씨만큼은 못쓴다. 분명히 처음 쓰기 시작할 때는 나도 이만큼은 아니더라고 이 글들이랑 비슷하게는 쓸 수 있겠지라는 자신감을 가지고 쓴다. 뭐 다 쓰고, 다시 읽어보면 그 어색함이라는 예상못했던 친구를 만난다. 아마 이 글도 다시 보면 무지 부끄러울게다. 그래서 안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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