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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88만원 세대 - 우석훈, 박권일
    소소한 삶의 즐거움들/간접 체험(책들) 2011. 3. 21. 15: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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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대 후반을 살아가고 있는 나에게 88만원세대라는 말 생각보다 자극적이고, 와 닫는다. 쉽사리 거부하기도 어려운 내가 속한 세대이다. 그럼에도 사실대로 말한다면 그렇게 88만원이라는 걸 걱정해본 적은 없다라는 것이 진심일 것이다. 다행이 우리나라에서 컴퓨터를 공부한 다는 것은 생각보다 지원을 많이 받는 분야 중의 하나이고, 스마트 폰, 인터넷, 게임 사업 아무튼 컴퓨터를 사용하지 않는 분야가 워낙 없다 보니 심각하게 취업을 고민해 본 적이 없는 듯하다. 너무 개인적인 입장이라는 생각이라 들지만 어쨌든 이 책을 처음 접하기 전의 내 생각이 그랬다.

     386세대, X세대, N세대 등등 그 시대의 젊은 층을 대표하는 어떤 키워드가 있었다. 우리는 아쉽게도 88만원 세대라는 것이다. 책에도 나와있지만 88만원이라는 단어는 비정규직 평균 임금 119만원에 20대 급여의 평균비율 78%를 곱한 값이다. 88만원 세대에 대한 얘기는 이 책을 보면 더욱 자세하게 나와있으니 책 내용에 대한 얘기는 직접 보고 알았으면 좋겠다. 이 책에 대해 심도 있게 연구한 것이 아닌지라 잘못된 정보를 알려줄 수도 있으니 그저 이 책을 본 내 생각을 적고 싶다.

     88만원 세대라는 단어 자체에 돈이 있다는 것이 아쉽다. 자본주의라는 체제가 자리 잡고 있는 사회에 속해있지만, 돈이 기준이 되는 세상이라는 것이 아쉬울 따름이다. 이 얘기로도 너무나 많은 얘기를 할 수 있지만 이 책에 충실하기 위해 이건 다음 기회에(비타악티바 자본주의 빨리 봐야겠군).

     나도 4학년 마지막 학기를 남겨놓고 휴학한 상태이지만 다들 4학년이 된 친구들에게 말한다. “앞으로 바쁘겠다. 취업 전선에 뛰어들려면이라며 동정의 눈길과 함께 위로의 말을 건 내 준다. 거의 만점에 가까운 토익 점수 거기다 요즘은 토익 스피킹도 기본이다. 어학연수 또한 기본이고, 봉사활동, 인턴, 동아리 활동 물론 학교 성적 또한 우수하다. 이런 것들이 기본이라니 사실 내 생각에서는 우리나라 20대는 88만원 세대라기 보다는 철인 세대 아니면 슈퍼맨 세대라 불러도 될 만큼 4년 혹은 5년 정도라는 시간에 너무나 많은 것을 경험하고 해낸다. 그 밖에 해외 봉사, 각 종 공모전 수상, 각 종 자격증 등 이런걸 알면서도 안 한 기본에 충실하지 못했던 내 자신이 부끄러울 정도로 많은 것을 한다. 스펙이라 하는 자신의 능력을 표면으로 보여줄 무엇인가를 늘리기 위해 정말 많은 것을 그 짧은 시간에 한다는 것에 경악과 함께 박수를 보내고 싶을 정도이다.

     그럼에도 취업난이라니 신기할 따름이다. 그래서 난 단순히 대학생들이 대기업을 너무 선호해서라고 생각했다. 그 이상, 그 이하도 생각해 본적 없었고 어쩌면 난 무조건 집에서 가까운 곳을 가겠다고 한 것도 이런 것에 대한 반항 심리가 작용했을 지도 모르겠다(하지만 역시 학교 공부는 충실히 해야 합니다.).

     지금의 내가 20대를 비판한다 하면 참 우스운 일이다. 내 자신도 완벽하지 않으며 누군가를 비판할 정도로 뛰어난 능력을 가지고 있는 것도 아니다. 오히려 부족하다는 게 맞을 것이다. 어쩌면 자신의 20대를 위해 그리고 자신의 미래를 위해 열심히 무엇인가를 이루고 있는 다른 친구들을 응원하고 그들을 본받아야 할 입장이다. 그래서 더욱 이런 글을 쓰는 것이 조심스럽긴 하다. 그리고 점점 책 내용을 벗어나 그간 20대에 대한 내 생각만 적고 있다는 느낌이 슬금슬금 든다.

     끝도 없고, 정답도 없는 얘기에서 다시 책으로 돌아온다면 88만원 세대라는 말이 나오고, 20대에 부모님으로부터 독립하지 못하게 되고, 경제면으로는 선진국인데 왜 우리는 아직까지도 고질적인 청년 실업 문제와 이해할 수 없는 사회 시스템을 가지고 있는지 신랄하게 비평해준다. 어쩌면 20대의 입장에서 볼 때 작가는 그건 너희들 문제가 아니야 바로 너희 부모님 세대, 그리고 그 다음 세대가 너희들에 대해 진정으로 생각 하지 않고 있어서 그래.” (물론 이렇게 부드럽게 말하지는 않지만) 라고 말해주고 있기에 어쩌면 우리 세대를 비판하시는 분들에게 반박하고 우리의 의견을 표출할 기회를 제공하고 있기에 고마움을 느끼게 된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내가 알고 있어야 할 점은 우리의 문제점이 무엇인지 알고 있음에도 표현하지 않는 우리 자신에 대한 잘못도 알고 있어야 한다고 말한다.

     가장 관심 있게 봤던 부분은 진정으로 사회에 영향을 줄 수 있는 20대를 대변하는 단체 혹은 정치인이 없다는 점이다. 물론 여기에 곧 20대가 될 10대도 포함된다. 10대를 대표해주는 분들은 그나마 부모님이 계시기에 진정으로 10대에게 필요한 것인지는 확실하지는 않지만 어쨌든 그들의 의견을 말해줄 수 있는 무엇인가는 있다. 그러나 20대는 이제 어른이라는 스스로 할 수 있으니 전혀 도와주지 않고 망망대해로 홀로 걸어가게 만들어 버린다. 물론 직접 부딪치고 해결해 나가는 것이 더 좋을 수도 있다. 하지만 그러기에 20대는 20대가 안고 있는 문제를 해결해야 하고, 부모님이라는 안전지역에서 쉽게 벗어날 수 없게 만들어지는 시스템을 극복할 여지가 없어 보인다.

     인터넷의 주요 활동 세대는 아무래도 10대 아니면 20대 일 것이다. 그럼에도 인터넷이 세상을 바꾼 만큼의 힘이 10, 20대가 쓸 수 있는 무기로는 한계가 있어 보이고 현실에 반영되기가 힘들어 보인다. 물리적인 표현이 필요할 때도 있는 법이라는 생각이 든다. 물론 정당한 폭력(여기서 폭력은 대부분이 아는 그런 폭력을 의미하는 것은 아닙니다.)이어야만 할 것이다. 혹은 20대가 진정으로 지지해 줄 만한 20대의 정치인이 나온다면 그것만큼 위협적인 것은 없다고 본다.

    이 책을 보고 나면 투표를 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예전에 친구가 이런 얘기를 해 준 적이 있다. 정치인들이 20대의 문제를 신경 쓰지 않는 것은 20대가 투표를 하지 않기 때문이라고, 그러하기에 자기를 뽑아줄 20대의 문제를 해결하느니 자기를 뽑아줄 40, 50대 혹은 노인 분들의 마음에 들 공략을 내세우는 것이 선거에서 이길 확률이 높일 수 있는 방법이라는 말을 들었다.

    이 밖에도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든 책이었다. 너무 다양한 생각을 하게 만들어서 무엇부터 시작을 해야 할지 모를 정도로 지금의 20대에 맞춰서 우리나라의 현 시스템에 접근했지만 어쩌면 전반적인 우리나라 사회에 대한 문제를 제기하고 있는 지도 모르겠다. 그렇다고 20대의 문제만 해결한다 하면 사회의 전반적 문제가 해결될 것이라는 것을 말하고 있지는 않다. 단순히 한 군대를 해결한다 하여 그대로 놔두면 다른 문제도 해결 될 것이라 생각되지 않는다. 분명히 다른 문제가 발생할 것이다. 그리고 이 책에 나와있는 해결책은 어쩌면 단순히 유토피아적인 생각일 수도 있다. 물론 이대로 정책을 바로 바꿀 수 있다면 혹시 모르겠다. 하지만 다양한 사람들이 얽히고 얽혀 있는 복잡한 사회에서 시급한 정책은 항상 문제를 일으키는 것 같다. 가까울수록 돌아가라는 말이 있듯이 천천히 진행해야 하는 건 누구나 알만한 사실일 것이다.

    그리고 나 자신도 시간이 흘러 나이를 먹고, 가정을 꾸리게 되면 20대의 불안함과 문제를 잊고 지금의 부모세대 혹은 그 다음 세대가 했던 행동을 그대로 하고 있을 지도 모르겠다. 내 가족 먹여 살리기 바쁘고 내 안락한 노후 준비하기 바쁜데 20대의 문제까지 안고 있어야 하다니 가당치도 않는 말이라 여길지도 모르겠다. 그 세대를 살고 있는 나에게 그 말이 맞을 수도 있다. 하지만 지금의 생각이 변함 없고, 그렇게 하지 않기 위해 내 주위뿐만 아니라 약간은 더 넓은 세상을 볼 수 있으려면 책을 읽어야겠다는 생각을 더욱 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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