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OUT ME

-

Today
-
Yesterday
-
Total
-
  • 나는 왜 쓰는가 - 조지 오웰
    소소한 삶의 즐거움들/간접 체험(책들) 2011. 6. 18. 11:30
    반응형

     아직 동물농장과 1984를 보지 않았다. 같이 독서 & 시사 스터디(둘다가 하는 것같다.)하는 친구들과 복지국가에 관한 책을 보자고 정한지라 교보문고 정치 카테고리에서 이 책에 관한 간단한 책 소개를 보고 정치에 관한 내용이라 하여 '어라? 제목은 나는 왜 쓰는가인데 정치로 분류되있다니.' 라는 생각과 무슨 내용일까라는 궁금증, 소개글을 보고 내 어렴풋한 기억으로 복지에 관한 내용을 담고 있는 듯하여 서스름 없이 구매절차를 밟았다. 물론 약간의 기대치로 글을 쓰는데 어떤 테크닉을 엿볼수 있지 않을까라는 기대감이 없던건 아니지만.
     동물농장, 1984의 유명함은 익히 들어 알고 있지만, 그 책이 담고 있는 저자의 목소리 색깔이 어떤지는 전혀 모른다. 물론 언젠간 보고 싶은 책들 중에 하나지만 왠지 모르게 아끼고 싶은 마음에 나중에 서점갔을 때, 그 수많은 책 중에 무엇을 봐야할지 방황할 때 어떤 꺼리낌도 없이 책을 고를 수 있게하기 위한 차선책 같은 그런 책들인지라 내 마음 속 책에 관한 위시리스트(위시리스트 종류가 참 많다. 옷, 가방, 음식, 취미생활 등등)에 고이 모셔두고있다.
     책에 대한 내 생각을 정리하기 전에 혹시나 이 책을 보시는 분들에게 약간의 팁을 드리자면, 아름답고, 누군가에게 호소력있는 목소리를 가진 글을 쓰기 위한 저자만의 특별한 스킬은 전혀 없으니 그런 분들이라면 다른 방법을 찾아보심이 좋을 듯하다. 그리고 책을 읽다보면 왜 이 책이 정치로 분류되어 있는지 알게 되는데 혹 정치적 성향, 그것도 이도 저도 좋다가 아닌 자신의 정치색을 뚜렷하게 나타내는 그런 내용에 거부감을 가지신 분들이라면 추천해드릴 수가 없다(난 지극히 이것도 좋고, 저것도 좋다라는 생각을 가진 사람이라 처음에 받아들이기 많이 어려웠다. 그만큼 지루했다.).
     내가 블로그나 일기장에 일기, 책에 대한 내 생각들을 적는건 그냥 쓰는게 재미있고, 내 생각의 흔적을 남기는게 왠지 모를 역사의 기록같은 느낌이라 약간의 자아도취적 느낌을 받을 수 있어 글을 쓴다고 본다(누가 아는가 몇 십년, 몇 백년이 흘러 내가 쓴 다이어리가 어떤 박물관에 역사적 유물로 전시되어 박물관을 먹여(?) 살리고 있을지....몇백년 너무 짧은가? 그럼 몇천년쯤?). 가끔 사회에 관한 내용을 담은, 정치에 관한, 역사에 관한 내용에 대한 책을 보고 나서 글을 쓰면 난 이도저도 아닌 입장으로 글을 쓰려 노력하는게 보인다. 왠지 한쪽으로 편향된 글을 쓰면 과격해지고 착한 사람이 되기보다는 고집불통의 그런 사람이되는 기분이 들기 때문인지 모르겠다. 그리고 좀 더 멋진 미사여구와 전혀 외우지도 못하는 어려운 단어들을 사용하려고 읽은 책을 다시 보는 것이 아니라 마치 사전에서 단어를 찾듯 그 책을 쓴 저자가 사용한 어려운 단어를 찾는다. 그리고 그렇게 글을 쓰고 나면 왠지 모를 뿌듯함을 느낀다. 내 자신에 대한 이 두가지 얘기를 하는건 이 책을 보고 나서 이 두 행동이 잘못된 것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기 때문이다.
     물론 의구심도 든다. 이것도 좋고, 저것도 좋은데 그럼 어쩌란 말이인가. 꼭 자신의 주관이 뚜렷한 사람이 되어야만 하는가? 그렇게 모든걸 비판적 시선으로 바라본다면 과연 즐겁게 살수 있을까? 그리고 난 책을 쓰는 전문 작가도 아니고 꼭 뚜렷한 색을 지니고 있어야 하는건가? 난 사회에 관심은 많지만 정치에는 관심은 없는데(사실 사회와 정치를 때어놓고 생각한다는게 말이안되긴 한다.)? 이 책을 읽는 내내 불편했던 점에 대한 속풀이는 대충 이렇다. 이런 생각을 가지게 된건 어쩌면 저자가 무엇을 말하자 했던 것인지 제대로 이해하지 못했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이런 책은 꼭 산다. 그리고 다시 본다. 이왕이면 시간의 틈을 약간 두고서(물론 그 중간에 다른 책들을 봐야한다.) 그러고 나면 새로운 길 혹은 내가 생각했던 길과는 전혀 다른 길이었음을 알게 된다. 이런 책을 보며 아직 거부감을 느끼는 걸 보면서 조금 더 책을 보고, 생각하고, 글을 쓰고 아직? 어쩌면 평생 부족함을 느낄 내 자신을 채워나가다 보면 정답은 아니지만 나만의 뚜렷한 생각을 가지게 되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한다.
     그리고 화려한 미사여구나 듣는이로 하여금 이해하기 어려운 단어를 사용함으로써 어쩌면 누군가에게 들려주고, 보여주는 글에는 그런 단어를 사용해야 깊이 있고, 전달력있는 글이라 여겼던 내 자신이 부끄럽게 느껴졌다. 물론 긴 의미를 하나의 짧은 단어로 전달하는 방법이 절대 나쁘다는 것은 아니다(이렇게 난 항상 보호막을 친다.). 사람은 누구나 과시욕을 가지고 있다고 한다. 조금 샛길로 빠져나가는 얘기일 수도 있지만 프로그래머들이 오픈 소스에 참여하고, 커뮤니티에서 누군가의 오류를 수정해주는데 참여하는 것은 인정받을 수 있기 때문이라는 얘기를 많이 들었다. 난 한번도 참여해본적이 없어 그런 느낌을 모르지만 컴퓨터 실력이 늘면 꼭 느껴봐야겠다. 물론 겸손이라는 미덕을 가진 많은 분들이 있지만 가끔 허세와 과시욕으로 내 자신이 우월함을 느끼고 싶을 때가 있다. 그러한 감정의 표출로 글을 쓰기도 하는데 이러한 모습을 충고해주기 위해 저자가 그런 글을 쓰지 않았을까라는 생각을 한다. 커피빈의 종이컵 문구에 "간단함이 최고다."라는 문구가 써있다. 물론 다른 분야에서도 간단한 것이 최고라는 얘기를 많이 한다. 내 개인적으로 이상형으로 생각하는 여인의 모습도 화려한 모습보다는 치장하지 않은 그러나 시간이 흘러도 변하지 않는 아름다움을 지닌 그런 여인의 모습을 가진 분이 이상형이다(아직 못찾은건지, 아니면 내 자신이 그런 여인의 모습에 어울리는 사람이 되지 않은 건지. 아마 후자일 가능성이 크다. 노력합시다!). 자신의 만족을 위한 글이 아닌 누구나, 어쩌면 어린 친구들도 이해할 수 있는 글을 쓰는 것이 맞는 것일 수도 있겠다.
     내가 쓴 글을 내가 보면서 판단한다는게 참 어렵다. 부끄럽기도하고, 잘쓴거 같기도 하고, 그냥 저냥 만족하게 된다. 누군가 비판해주면 참 좋을 텐데. 그건 뭐 무리가 있겠지만 아무튼 이 책을 보면서 글을 쓰는것이 단순히 개인의 만족만을 위해서 쓰는 것이 아님은 확실히 알았다. 그 다음 단계는 좀 더 생각해봐야겠다. 만약 글 잘쓰기 위한 스킬이 아닌 누군가에게 직설적이면서 반박할 수 없는(물론 의문은 생기지만) 충고를 듣고 싶다면 이 책을 추천한다.

    반응형

    댓글

Designed by Tist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