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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혹시 책 좋아하시는가요? 그럼 꼭 보세요. 독서의 기술_헤르만 헤세
    소소한 삶의 즐거움들/간접 체험(책들) 2010. 10. 15. 1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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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 읽는 걸 좋아한다고 습관적으로 주입하다 보니 요즘 들어서는 그 본연의 의미가 퇴색해가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저 많이 보려고만 하는 듯, 내 독서 목록의 칸만 늘리기 위해 책을 보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책의 내용보다는 단순히 그저 손이 허전하지 않게, 눈이 한가롭게 있는 것이 싫어서 책을 보고 있다는 느낌이 들었다. 왜 그런지 모르겠지만 책은 많이 보는 것이 진리라 여겼다. 어쩌면 이런 마음을 가지고 있을 때 이 책을 보게 된 것이 행운일지도 모르겠다. 안타깝게도 책을 좀 더 효율적으로 읽는 법이라든지, 빠르게 내용을 습득하거나, 책을 쓴 작가의 의도를 쉽게 파악하기 위한 기술을 터득하기 위해 이 책을 선택하려 하신다면 말리고 싶다. 그럼 나처럼 도저히 반박할 수 없는 잘못을 저질러 혼나는 아이가 되어 한없이 작아지는 자신을 보게 될 것이다. 정말 냉철한 말 한마디, 한마디가 비수를 꽂는데, 난 도저히 뭐라 반박을 못했다. 할 수 없다는 것이 맞을 것이다. 책 읽기를 좋아하시는 분들이라면 추천해주고 싶다. 누구나 인생의 터닝 포인트가 있을 텐데, 어쩌면 이 책이 책을 대하는 태도에 있어서 큰 변화는 줄지 확실하지는 않지만, 작은 터닝 포인트가 될 수 있다는 것에는 확신할 수 있다. 난 이 책을 보고 나서, 뿌듯함 보다는 부끄러움을 느꼈고, 한 권의 책을 대하는 데 있어서 조금 더 신중하고, 이 책에서도 나오는 부분이지만, 사랑하는 가족, 친구, 여인을 대하듯 단순히 시간 죽이기 위한 그런 것이 아니라, 함께하는 시간이 나중에 뒤돌아 봤을 때 기억에 남을 수 있도록 봐야 한(괜찮은 표현인데)다는 느낌이 들었다. 거기다 얼마나 신기하지 않는가 독일 최고의 작가에게 혼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 그것도 직접 쓴 글이니, 그리고 헤르만 헤세가 자신의 서재에 있는 몇 권의 책도 추천해준다. 이 책에서는 상상의 서재를 만드는 곳에 몇 권(?)의 책이 나온다. 나도 몇 권의 책을 추천 받았다. 내가 책을 읽는 이유는 예전에도 썼지만 내 미래의 아이들의 눈높이에 맞고, 아이들의 호기심을 충족시켜 줄 수 있는 그런 책들의 가이드 라인을 만들어 주기 위해서 본다. 문제는 내 아이들이 책보는 걸 좋아해야 할 터인데, 그건 아직 먼(?) 미래의 얘기니 그건 그때 가서 고민하고, 다시 책으로 돌아와서 이 책을 보면서 재미있던 것은 100년 전이나 지금이나 책을 선택하고, 사람들이 좋아하는 책의 유형이나, 유흥에는 돈을 많이 쓰면서 책에는 전혀 돈을 안 쓰다는 것을 충고하는 모습, 책을 읽는 태도 등 많은 부분 지금의 모습과 별다른 차이가 없다는 것을 보면 쓴 웃음 비슷하게 살짝 지어진다. 그리고 세대간의 갈등도 그렇게 차이가 없다는 것을 알게 된다. 그래서 내가 고전을 좋아한다. 그 때나 지금이나 사람들이 생각하기에 오랜 시간이 지났다고 생각됨에도 사람들이 생각하고, 행동하는 것, 공통적인 관심사나 문제들에 있어서는 그렇게 차이가 없다는 것을 고전을 읽으면서 알게 됐다. 뭐랄까 과거의 시간과 현재의 시간이 겹쳐지는 기분이라고 해야 할까? 아마 지금 나온 책이 몇 백 년 후 고전이 되어 읽히면, 그 때의 친구들도 이런 생각을 할지 궁금해진다. 왜 그런지 모르겠지만 난 이 책을 다 본 다음에 잠시 생각해봤는데 책을 어떻게 보는 것이 제대로 된 책을 보는, 혹은 선택하는 기술인지 더 어려워졌다. 한정된 시간에 끊임없이 쏟아져 나오는 책들 속에서 제대로 된, 나에게 좋은 양분이 되는 그런 책을 본다는 것이 더 어려워졌다. 어쨌든 우선은 볼 수 있는 한 열심히 책을 보고 싶다. 지금 같은 시간이 언제 또 올지도 모르겠고, 그냥 심플하게 책을 손에 들고 있는 순간에 집중하고 싶다. 커피빈의 종이컵 슬리브에 써있지 않나 “simply the best(simple the best였나?)”라고 이건 결국 다시 제자리 돌아왔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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