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OUT ME

-

Today
-
Yesterday
-
Total
-
  • 테레즈 라캥 - 에밀 졸라
    소소한 삶의 즐거움들/간접 체험(책들) 2011. 1. 23. 11:55
    반응형

    에밀 졸라라는 이름을 어디서 봤는지 모르지만 아무튼 꾀나 유명하신 분 같다. 내가 알고 있을 정도면 도서관에 갔다가 뭘 볼까 고민하다가 그냥 눈에 확 들어왔다. 사실 우울하거나, 어두운 분위기의 책을 선호하지 않기에 볼까 말까 고민했다. 이 행복한 세상에서 굳이 우울한 내용을 봐야 하는지, 아직 그런 부류의 소설에 대처하는 방법을 잘 몰라 거의 안 본다. 정말 단순히 작가의 이름만 보고 골랐다. 표지부터 풍기는 기운이 상당히 우울했지만, 나 자신과 타협하여(내 자신과 타협하는 것만큼 간단하고, 쿨한 일도 없는 듯하다.) 오랜만에 이런 류의 글을 보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이라는 생각에 서슴없이 대출했다.

     처음 한 장 한 장, 내용을 음미하면서 남자 주인공인 로랑과 여자 주인공인 라캥과의 불륜 장면을 숨죽이며 빠져들게 한다(역시 이래서 소설이 좋다.). 욕망이라는 단어의 의미를 알 수 있는 부분이라고 해야 하나? 나쁜 짓이라 하면 당사자들만 알고 타인들을 속이는 순간의 흥분도 무시 못한다는 점을 깨우쳐 준다고 해야 하나? 주인공 둘은 다른 사람이 보기에는 서로를 경멸하는 듯, 혹은 전혀 무관심한 듯하나 단둘만의 은밀한 장소에서는 서로의 욕망에 사로 잡혀, 대범한 짓도 서슴지 않으며, 욕망인지 진정한 사랑인지 구분하지 못하는 상황까지 가게 되고, 결국 해서는 안될 짓을 하게 된다. 여기까지 본 내용은 한 때 인기리에 방영된 사랑과 전쟁의 소재와 많이 흡사하다. 물론 나는 과연 작가가 그 다음을 어떻게 이끌어 갈지 궁금하게 만들었다. 지금까지의 얘기는 누구나 생각할 수 있는 내용이었다. 물론 등장 인물의 심리, 행동 묘사 등등 읽는 사람으로 하여금 책을 놓지 못하게 만드는 것이 이 글을 쓰신 작가의 멋진 능력이었지만, 책의 두께에 비해 너무도 일찍 결말이 날듯한 내용 전개로 인해 그 다음이 너무나 궁금해졌다.

     두 주인공은 불륜을 저지르던 과거의 시간에서, 점점 더 많은 것을 얻고 싶어했던 욕망의 싹을 천천히 키워, 서서히 다른 사람이 느끼지 못하도록, 자신들의 의지가 아닌, 마치 동화 속 주인공들이 주위 사람들의 축복을 받으며, 행복한 결말을 맺어 행복한 결말을 맺는 것처럼, 서로가 원했던 결실을 맺기에 다다른다. 물론 표면상으로는 그렇다. 표면상으로 두 주인공은 서로를 위하고, 서로를 위하는 모습에 그들을 맺어준 주위 사람들로부터 인정과 축복을 받는다. 그렇게 끝나버리면 재미없겠다. 이 소설의 재미는 바로 그러한 점이다. 표면상으로는 행복하지만 두 주인공의 마음 속은 그렇지 못하다. 소설의 가장 무서운 점이자, 내 자신에게 안도감을 주는 것은 현실에서 있음 직한 일이라는 흰 색도 검은 색도 아님 회색쯤을 나타내고 있어서가 아닐까? 이 소설의 진정한 재미를 위해 이 부분에 대한 내 생각은 따로 적어놨다. 나만 아는 비밀이랄까? 개인적인 취향일 수도 있지만 어두운 면은 비밀이라는 단어와 잘 어울리는 듯하다. 어쩌면 은밀한단어와도 잘 어울린다.

     위에서도 말했지만 세상은 행복한 일이 더 많을 것이라 여긴다. 그래서 이런 어두운 분위기의 소설, 영화를 좋아하지 않는다. 하지만 불행을 아는 사람이 행복의 소중함을 안다고 하니 이런 내용의 책을 보는 것도 좋을 듯하다. 이 책을 읽고 나면 내 미래의 아내, 혹은 미래의 여자 친구분을 더 사랑하고, 아껴야 하겠다는 생각을 더 하게 됐다. 물론 욕망이라는 것을 사랑으로 둔갑시키는 그런 아둔한 행동을 해서는 안되며, 결국 벌 받을 것이라는 점 잊어서는 안되겠지.
    반응형

    댓글

Designed by Tist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