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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 - 밀란 쿤데라
    소소한 삶의 즐거움들/간접 체험(책들) 2011. 2. 7. 19: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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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을 받아 들고 책이 가벼워서 좋았다. 책 제목과는 전혀 상관없는 얘기지만 들고 다니면서 보기 참 좋겠다는 생각을 먼저 했다. 우선 내용은 읽어봐야 하는 거지만. 처음 책을 읽자마자 스릴 넘친다. 남자분들 꼭 보시기 바랍니다. 살짝(?) 야함에 책 한 페이지, 한 페이지의 집중도가 최고조에 오르게 된다. 중간 중간에 나오는 일상적인 이야기, 어쩌면 야한 이야기가 중간 중간에 나오는 듯하지만 왠지 모르게 주객이 전도된 듯한 느낌을 전혀 받지 못하고 이 책의 주된 인물들 간의 정사 신을 묘사한 내용에 밤잠 설치고 보게 된다. 심리묘사가 정말 뛰어나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약간 변태적인 내용일 수도 있겠지만 어쩌겠는가 훌륭한 작품이라 하니 작품으로써 받아들여야지(그랬어야 하는데 그러지 못한 건 나 역시 어쩔 수 없는 남자인가 보다.).

     뭐 이걸 통해 예술과 퇴폐적인 성인물의 차이를 논할 것은 아니니 이 내용은 여기서 그만 접고, 좀 더 자세히 얘기하고 싶지만(?) 책을 통해서 보시길 바라며, 다 읽고 난 내 진짜(?) 느낌을 손 가는 대로 적는다면 사실 머뭇거리게 된다. 분명 꾀 두꺼운 책임에도 다른 공부해야 할 것들을 포기하고, 어쩌면 정신적 쾌락보다는 육체적 쾌락에 이끌려 꾀 빠른 속도로 봤을 수도 있지만 딱히 어떤 느낌을 받았다고 적기 어렵다. 아니 못 적는 것이 맞는 것 같다. 가끔 있는 일이지만 정말 나 자신의 감정 자체를 책에 나온 여러 인물들의 감정을 스파게티 마냥 복잡하게 얽혀지게 되는데 이 책이 그랬다. 인물들이 개인과 개인 간에, 개인과 다수간에, 개인과 사회 체제 안에 서로, 서로 자신을 어찌해야 할지 몰라 방황하는 듯하다. 그래서 나도 그랬다. 도저히 무엇이 옳고, 무엇이 그른지 판단을 서지 못했다. 각각의 인물들의 생각이 내 머리 속 어쩌면 내 감성에 스며드는 것 같다 하면 조금 손발이 오그라드는 표현인 것 같지만 딱히 그것 말고는 다른 표현이 잘 생각나지 않는다. 처음에는 정말 단순한 호기심(그럴만한 나이가 지났다 생각했는데 아니었다.)에 접근했는데 가면 갈수록 빨리 이 책에서 벗어나고 싶었다. 하지만 책을 끝까지 보고 싶다는 생각.  이 두 생각이 대립했다(어이쿠야…). 책을 다 보고 나서 잠시 먼 산을 바라보고 잠시 눈동자의 초점을 풀었을 때 처음 말했던 단어도 ~” 이거였다. 짧은 시간이었지만 내가 느낀 시간은 20? 30? 오랜 시간의 인물들의 마음 속에서 그들을 지켜본 듯한 느낌에 책을 덥자 마자 왠지 모를 해방감을 느꼈던 것 같다. 단순한 사랑 얘기일 거라 생각했는데 역시나 사랑에도 감기만큼이나 종류가 많다는 것을 느꼈다. 그래서 완벽한 치료약이 없듯이, 이런 사랑도 과연 사랑이라 할 수 있는지 모르겠지만 사랑이라는 단어가 주는 어떤 따듯함과는 다른 사랑도 존재한다는 것을 받아들이게 됐고 사람들은 그런 것도 사랑이라 받아들이기 위한 어떤 해결책을 찾으려 하지만 결국 다른 감정에 걸려 버리게 된다는(물론 그런 사랑하고 싶지는 않다.) 그런 느낌도 들었다. 그리고 과연 나에게 있어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이란 무엇인가 질문도 해봤는데 멈칫하게 된다. 딱 무엇이라 정답을 말하기 어렵다. 왠지 말해버리면 그것이 내 일생일대의 가장 중요한, 어쩌면 거기에 얽매여 빠져나올 수 없을 것만 같다는 장황한 느낌이랄까? 유식한 척하면 그렇고 그냥 모르겠다. 그냥 바로 대답하기 어려운 질문이라는 것만은 확실하다.

     흥미로운, 재미있는, 좋은, 훌륭한 이런 간단한 단어를 이 책에 붙이기는 단어가 주는 느낌이 가벼워서 좀 그렇다. 물론 그렇지 않다는 것은 절대 아니다. 난생 처음으로 책을 보다 새벽까지 잠 못 이루지 못한 것은 이 책이 처음이다(뭐 여러 가지 이유가 있지만). 내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이 책을 사는데 9,500원을 아까워했던 내 자신이 부끄러워진 책이었다. 시간이 흘러 나중에 뜻하지 않게 이 책을 다시 보고, 그 때 내 인생에서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을 느끼게 하는 것들이 무엇일지 궁금하게 만드는 그런 책이었다. 그 때는 뭐라고 말할 수 있으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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